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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 여행 · 명소 기록

화산(華山) — 천하제일험산, 케이블카로 오른 서악

2024.12.28 방문 · 산시성 웨이난시 화인(华阴) · 오악(五嶽) 중 서악

새벽 5시에 일어나 시안북역에서 첫 고속철을 탔다. 7시 52분 정시 출발, 화산북역 정시 도착. 외국인은 개찰기 대신 직원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줄을 서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역 앞 호객꾼들을 지나 여행자센터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산 아래 매표소로 향하는 내내, 창밖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거대한 바위산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화인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맞은 겨울 일출. 멀리 화산의 화강암 능선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이른 새벽부터 서두른 보람이 첫 풍경부터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버스에서 바라본 화산의 실루엣. 칼로 자른 듯한 봉우리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되었다.

화산은 어떤 산인가
화산은 중국 오악(五嶽) 중 서쪽을 대표하는 서악(西嶽)으로, 최고봉인 남봉 낙안봉(落雁峰)이 해발 약 2,154m에 이른다.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가 통째로 솟아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이라, 예부터 '기험천하제일산(奇險天下第一山)'—세상에서 가장 험한 산으로 불렸다. 도교의 성지이기도 해 봉우리마다 도관(道觀)이 들어서 있다.

'西嶽華山(서악화산)'이라 적힌 입구 패방(牌坊). 이 문을 지나면 본격적인 화산 등반이 시작된다. 무협소설 속 무대에 직접 들어서는 듯한 설렘이 일었다.

케이블카로 오르는 절경

걸어 오르면 며칠이 걸리는 길을, 서봉 케이블카가 단숨에 능선까지 데려다준다. 케이블카 자체가 화산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큼 창밖 풍경이 압도적이었다. 발아래로 까마득한 협곡이 펼쳐질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같은 케이블카에 젊은 중국사람들이 탔는데 말하는 걸 들어보니 황산에 갔는데 황산하고 똑같다. 뭐가 다르냐 이런 이야기였다. 

발아래로 까마득한 협곡이 펼쳐진다. 고소공포가 있다면 다리가 후들거릴 만한 높이지만, 그만큼 짜릿했다.

케이블카가 봉우리 사이를 가르며 오른다.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아 연신 셔터를 눌렀다.

겨울 화산. 눈이 적어 검은 화강암의 질감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절벽 틈에 뿌리내린 소나무들. 험준함 속에서도 끈질기게 자라난 생명에서 묘한 위안을 얻었다.

능선을 걷다 — 붉은 자물쇠의 길

케이블카에서 내려 능선을 걸었다. 화산의 또 다른 상징은 난간을 따라 끝없이 매달린 붉은 리본과 자물쇠. 무사 안녕과 사랑을 비는 사람들의 마음이 산 전체를 붉게 물들였다. 바람은 매서웠지만, 그 풍경에 빠져 추위마저 잊었다.

쇠사슬 난간을 따라 매달린 붉은 리본과 자물쇠. 화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이다. 수많은 소원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붉은 자물쇠가 가득한 난간 앞.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들 사이에 서 있자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경건해졌다.

절벽을 깎아 만든 길. 한 발 한 발이 곧 천 길 낭떠러지다. 발밑을 보지 않으려 애쓰며 한 걸음씩 내디뎠다.

능선에서 바라본 화산의 파노라마. 다섯 봉우리(동·서·남·북·중봉)가 연꽃잎처럼 펼쳐져 '화산(華=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이 풍경 하나만으로도 새벽부터 달려온 모든 수고가 보상받았다.

화산을 상징하는 가파른 돌계단. 거의 수직에 가까운 경사를 쇠사슬을 잡고 오르내린다.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성취감이 차올랐다.

좁은 능선을 따라 걷는 등산객들. 사람과 비교하면 봉우리의 어마어마한 스케일이 실감 난다.

계단이 다 이런식이다. 한발 딛기도 좁은 계단. 잘못하면 낭떠러지로 끝도 없이 구른다.

서봉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화강암 봉우리. 칼로 자른 듯한 수직 절벽이 끝없이 이어진다.

 

겹겹이 이어진 화강암 봉우리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가 행운이었다.

바위에 새겨진 초록 각자(刻字).  국민당 시절에 새겨진 글은 보통 초록색이나 나중에 공산당 시절에 새겨진 글은 빨간색이다. 이런 글들이 곳곳에 남겨져 있다.. 

북봉으로 하산

북봉(北峰)의 붉은 도관 건물. 무협소설 속 '화산논검(華山論劍)'의 무대로도 유명해, 김용 소설 팬이라면 더욱 반가운 곳이다.

북봉 케이블카로 하산. 오를 때와는 또 다른 각도의 절경이 펼쳐져, 마지막까지 눈이 호강했다.

북봉 케이블카 역. 오전 10시쯤 올라 오후 1시 15분에 내려왔다. 겨울이라 사람이 없다. 평상시에는 2-3시간씩 줄을 서야한다고 한다. 

화산 비용 메모 · 입장권 140위안 · 서봉 케이블카 120위안 · 북봉 케이블카 45위안 · 북봉에서 내려가는 버스 20위안. 케이블카 두 구간을 모두 타면 서봉으로 올라 북봉으로 내려오며 편하게 한 바퀴 돌 수 있다.

하산 후 무료버스로 화산북역에 돌아와 고속철로 시안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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